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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정보
이경자 드림랜드 展
전시 기간 | 2020-01-20 ~ 2020-0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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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일시 | | |
전시 작가 | 이경자 |
문의 전화 | 010-- |
작가 프로필
전시 설명
30여 년 간 세계 속을 다니며 여행기 쓰는 것을 즐겼으며 어린 시절부터 카메라와 가까이 지낸 터라 보고, 듣고, 쓰고, 그리고 찍었다. 때로는 머나먼 세계처럼 여긴 아프리카 초원을 사진인들을 인솔하며 달렸다.
쌩하게 달리면서도 동물들은 순간 다른 종족임을 알아챘는지 갸우뚱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달리기를 멈춘다. 나도 순간적으로 자연인이 되어 눈을 맞추면 편한 마음으로 여행의 피로 풀라는 듯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렇게 눈이 마주치고 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초원의 동물들과 숨바꼭질하듯 카메라에 담을 동물들을 찾아 헌팅을 다닌다.
특히 낮 시간대에 아프리카의 맹수들인 BIG5라고 하는 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를 만나기는 쉽지 않으나 신기하게도 그들과 교감이 되었는지 만나게 되었다.
비록 국립공원 안의 보호 아래 그들을 만나지만 짚차를 타고 다니는 짧은 거리에서 표범이 먹잇감인 임팔라를 낚아채는 헌팅 순간을 보았을 땐 짜릿함과 소름이 온몸으로 퍼진다. 강력한 생존 본능과 적자생존의 법칙의 장소가 이곳이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인간 세상 역시 적자생존의 법칙은 똑같다. 동물과의 교감을 실감 나도록 느낀 것은 몽골의 사냥개들과의 인연이다. 몽골 초원의 게르마다 양과 말을 키우며 사나운 사냥개는 가족으로 가축들을 돌봐주고 있다.
까만 밤에도 그리고 해뜨기 전의 새벽에 사냥개들은 더욱 외부인의 접촉을 막으려고 작은 인기척에도 사막이 떠나가듯 짖는다. 사진가는 밤의 별이나 은하수를 촬영하고 또 새벽의 여명 시간부터 게르 가까운 곳에서 촬영에 들어간다.
어김없이 사냥개들은 하늘을 향해 크게 짖으며 경고를 준 다음 방문자에게 다가온다. 그들은 무조건 달려들며 물지 않는다. 항상 경고의 큰 짖음으로 주위의 게르와 사냥개들에게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나는 가이드보다 먼저 게르 가까이 다가선다. 그리고 크게 짖고 있는 사냥개에게 조용히 말을 건다. “반가워. 잘 있었어? 이리 와.”
눈은 어두워 잘 보이지 않으나 소리는 들리는지 크게 짖고 있던 사냥개는 꼬리를 흔들며 나에게 다가와 몸을 부비기 시작한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던 식은땀이 주루룩 떨어진다. 그때부터 나는 안심하고 개와 대화를 한다. 혹여 다음 해에 그곳을 갔을 때 그 개는 나를 알아본다는 것에 감동을 받는다. 내 목소리만 들려도 달려와 몸을 비빈다.
자연 속에 혼연일체가 되어 교감하고 보니, 오래도록 자연 안에서 함께 할 것이다. 동물과 나와의 목소리와 눈의 교감은 사진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올브 갤러리 기획전으로 “ 환상의 세계 ”로 동물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김이삭 전시기획자의 글]
전쟁 후 외국여행이 쉽지 않았던 1958년부터 배낭 하나 짊어지고 160여 국가를 여행하며 한국인 최초로 세계일주에 도전했던 김찬삼 교수와 카메라를 좋아하셨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세계사진여행을 꿈꾸었다고 고백하는 작가는 현재 ㈜목화투어의 대표로서 사진여행 패키지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결국 ‘사진’이 어릴 적 그녀의 꿈을 이루게 해준 도구이자 삶의 원동력이며 생활의 구심점이 된 셈이다. 지난 12월 올브 갤러리를 개관하고 새해를 맞아 두 번째 기획전의 작가로 선정된 이경자 대표의 작품의 피사체는 다년간 세계를 여행하면서 촬영한 광활한 자연 속 동물들이다.
특별한 계획이나 목적을 가지고 동물들을 촬영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작가는 오토 포커스처럼 재빠른 시선으로 마치 사냥을 하는 포수 (砲手)와 같이 맹수를 비롯한 다양한 종의 동물들의 결정적인 순간을 프레임 안에 고정시켰는데 이것은 마치 수많은 고난을 겪고서야 만남이 허락되는 ‘행운’이란 이름의 빛나는 전리품처럼 보인다.
세계의 자연 속 자유로운 동물들의 생태계는 도시화의 정점에 서있는 우리에게는 이미 현실이 아닌 것 같은 현실, 현실이지만 비현실처럼 되어버린‘환상의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
때문에 나무 위에 올라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는 표범과 가벼운 입맞춤으로 사랑을 나누는 치타,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산책중인 사자, 대장이 되기 위해 결투중인 누(Wildebeest) 의 사진은 눈에는 띄지만 독해가 잘 되지 않는 영문 대문자처럼 “HIS IS THE DREAMLAND~!”라고 소리치며 폭풍의 눈과 같은 지구 환경의 위태로움을 경고하고 있는 듯하다.
인류의 욕망의 끝으로 밀려나 아득히 멀어져 버린 꺼져가는 작은 불꽃 같은 세상, 그러나 사진 속 그 곳에서는 끝도 없을 것 같은 광활한 대지의 한 복판을 우리의 환상 속 동물들이 점유하고 있다. 마치 ‘영원(eternity)’을 꿈꾸는 미라(mummy)와 같이 사진에 박제된 채로 말이다.
- <강서뉴스> 2020-0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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